집 안의 창은 모두 같은 기능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거실 창은 낮 동안 빛을 들이면서 밖의 시선을 걸러야 하고, 안방 창은 자는 시간에 맞춰야 하며, 주방 창은 물과 냄새를 견뎌야 합니다.
그래서 커튼과 블라인드는 집 단위가 아니라 창 단위로 고르는 것이 맞고, 판단 기준은 채광, 시선, 관리, 사용 시간대 네 가지로 압축됩니다. 이 글은 그 네 가지 기준을 방 별로 풀고, 실제로 한 집에서 다섯 가지 다른 답이 나온 관악구 신림동 30평대 아파트 사례로 작성해봅니다.

창마다 시키는 일이 다릅니다
커튼을 고를 때 대부분 색과 원단부터 봅니다. 그 순서로 가면 예쁜 커튼이 될 수는 있지만, 맞는 커튼은 놓치기 쉽습니다. 먼저 정할 것은 그 창이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거실 창은 집에서 가장 오래 열려 있는 창입니다. 낮에 빛이 충분히 들어와야 하고, 동시에 앞 동이나 길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두 조건을 한 겹으로 해결하려면 완전히 가리는 원단이 아니라 빛은 통과시키고 형체는 흐리는 원단이 필요합니다. 린넨처럼 조직이 성긴 쉬어 커튼이* 이 자리에 자주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안쪽에서 보면 밝고, 바깥에서 보면 사람 윤곽이 뭉개집니다. (* 쉬어, sheer : 직물 등이 비칠 정도로 얇거나 투명한- * 네이버 사전) ; 얇은커튼에는 블라우스, 스카프처럼 부드러운 질감의 챠르르 혹은 하늘 쉬폰라고도 불리는 시폰(혹은 쉬폰) 커튼과 린넨 혹은 마 느낌 질감의 얇은 커튼 타입이 있는데, 편의상 부드러운 얇은 커튼을 쉬폰커튼으로 원단 표면의 질감이 느껴지는 커튼을 쉬어 커튼이라고 칭해보겠습니다)
안방은 반대입니다. 이 창이 일하는 시간은 밤과 이른 아침입니다. 어둡게 자고 싶은 집이면 암막이 우선이고, 아침 빛에 자연스럽게 깨는 편이 좋은 집이면 얇은 원단 한 겹으로 충분합니다. 같은 안방이라도 생활 패턴에 따라 정답이 갈리기 때문에, 상담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아침에 방이 밝아도 괜찮으신가요"입니다.

낮에 쓰는 방과 자는 방은 왜 다르게 골라야 할까요?
빛의 양만이 아니라 빛을 조절해야 하는 빈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는 방은 하루에 두 번, 저녁에 닫고 아침에 엽니다. 조절이 단순하니 커튼 한 겹이면 됩니다. 반면 아이가 낮에 노는 방은 오전과 오후의 빛이 다르고, 낮잠 시간에는 어둡게, 놀 때는 밝게 바꿔야 합니다. 하루에 여러 번, 그것도 단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창에는 열고 닫는 두 단계밖에 없는 커튼보다 슬랫 각도를 눕히는 블라인드가 유리합니다.
다만 블라인드만 두면 방이 딱딱해 보입니다. 창틀 선이 그대로 드러나고 원단이 주는 부드러움이 없습니다. 그래서 낮에 오래 쓰는 방에는 블라인드로 기능을 잡고 그 위에 얇은 커튼을 겹쳐 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조합이 자주 나옵니다. 아이방이 이 경우여서, 창턱으로 구분되는 외부 발코니 통창에는 50mm 우드블라인드를 넣고 내부 방 안쪽으로는 화이트 쉬어 커튼을 달았습니다.


앞 동이 가까운 창, 커튼 하나로는 부족한 이유
시선 차단은 밤보다 낮이 어렵습니다. 밤에는 안이 밝고 밖이 어두워 얇은 커튼도 어느 정도 가려 주지만, 낮에는 밖이 더 밝아서 얇은 원단 너머로 실루엣이 그대로 보입니다. 앞 동과 거리가 가까운 집이라면 낮 시간의 시선을 무엇으로 막을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원단 조직을 촘촘하게 가져가 비침을 줄이거나, 블라인드처럼 각도로 시야를 끊는 장치를 두거나. 전자는 거실처럼 넓은 창에 어울리고, 후자는 아이방처럼 조절이 잦은 창에 어울립니다. 어느 쪽이든 "얇은 커튼 한 겹이면 되겠지"는 앞 동이 가까워서 잘 보이는 집에서 아쉬울 수 있는 선택입니다.


물·냄새·옷이 있는 창은 관리 기준으로 고릅니다
주방과 드레스룸은 채광보다 관리가 먼저입니다.
조리대 근처 창에 늘어지는 원단은 기름과 냄새를 흡수합니다. 세탁 주기가 짧아지고 원단 수명도 줄어듭니다. 이런 창에는 젖은 천으로 닦아낼 수 있는 우드블라인드나 알루미늄 블라인드가 맞습니다. 슬랫 사이 먼지를 닦는 수고는 남지만, 원단을 떼어 세탁하는 것보다는 훨씬 가볍습니다.

드레스룸은 또 다른 기준이 붙습니다. 옷 색을 확인해야 하니 완전히 어두우면 불편하고, 그렇다고 훤히 밝으면 옷이 바래거나 밖에서 보입니다. 완전 암막이 아니라 빛을 절반쯤 줄이는 생활암막이 이 자리에 맞습니다. 생활암막이라는 이름 때문에 캄캄해질 것으로 기대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원단 너머로 빛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정도입니다. 그 정도가 드레스룸에는 오히려 적당합니다. 색상별로 암막률이 달라지는 원리는 별도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 집에서 다섯 가지 답이 나온 사례
관악구 신림동 휴먼시아 30평대 현장은 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경우입니다. 거실은 쉬폰 대신 린넨 느낌의 화이트 쉬어 커튼, 안방은 화이트 쉬어 커튼 한 겹, 아이방은 50mm 우드블라인드에 쉬어 커튼을 겹친 조합, 주방은 우드블라인드 단독, 드레스룸은 베이지 생활암막. 창 다섯 곳에 제품 네 종류가 들어갔고, 화려함 보다는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 커튼과 블라인드를 우선 제시드렸습니다.
| 창 | 우선 기준 | 선택 |
|---|---|---|
| 거실 | 낮 채광 + 시선 | 린넨 느낌 쉬어 커튼 |
| 안방 | 사용 시간대 | 쉬어 커튼 한 겹 |
| 아이방 | 조절 빈도 + 시선 | 50mm 우드블라인드 + 쉬어 커튼 |
| 주방 | 관리 | 우드블라인드 단독 |
| 드레스룸 | 관리 + 적당한 어둠 | 생활암막 커튼 |
이 집의 시공 과정과 각 방의 설치 후 모습은 네이버 블로그 후기에 사진과 함께 올려 두었습니다.
반대로 창 수가 적고 방 용도가 비슷한 집이라면 굳이 나눌 이유가 없습니다. 한 종류로 통일하는 편이 비용도 관리도 단순합니다. 나누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창마다 요구하는 일이 다를 때만 나누는 것입니다.
좋은 커튼은 예쁜 것보다 그 창에 "맞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맞춤 제작은 원단에 따라 평균 3~6일이 걸리고, 창 크기와 커튼박스 조건은 실측 후에 정확히 안내드립니다. 광명을 중심으로 서울 서남부까지 방문 실측이 가능하니, 우리 집 창에는 무엇이 맞을지 고민되시면 무료 방문 상담으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대략적인 예산이 궁금하시면 견적 계산기로 먼저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